니트가 이토록 모던하고 시크할 줄이야! 프링글 오브 스코틀랜드 쇼를 보면서 런던이 아니라 뉴욕 컬렉션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만큼 세련되고 도회적인 면을 갖춘 근사한 니트웨어가 주를 이뤘다. 물론 여기엔 마시모 니코시아가 프레스 노트에서 밝힌 ‘스코틀랜드에서 보내는 천상의 휴가’라는 비유처럼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잔잔한 분위기가 바탕이 됐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니트의 테크니컬한 변주. 하우스의 시그니처인 아가일 모티프는 인타르시아(상감) 기법과 펀칭 디테일을 접목해 완성됐고, 램스울을 얇게 뽑아 짠 레이스 같은 가냘픈 니트, 실크에 니트 조직을 프린트한 패브릭 역시 흥미로웠다. 손맛이 살아 있는 크로셰를 활용한 디테일, 그물처럼 얽힌 과감한 커팅의 이브닝드레스까지. 한마디로 프링글 오브 스코틀랜드의 재발견이라고 할 만큼 근사했던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