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는 베르수스 베르사체의 진정한 정신을 담아냈어요. 나는 그가 새로운 세대를 위해 내가 아끼는 이 베르수스를 이끌어나가는 방식을 사랑해요.” 이렇듯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총애를 한 몸에 받는 안토니 바카렐로. 그가 런던으로 런웨이를 옮긴 후 선보이는 첫 쇼인 만큼 그 규모는 물론이거니와 프런트로에 포진한 셀러브리티, 모델 군단 역시 화려했다. FKA 트위그스가 일찌감치 도착해 프런트로 한가운데 앉아 있었고, 에린 왓슨 또한 오랜만에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쇼는 안토니 바카렐로의 주특기인 과감하고 날렵한 테일러링 실력이 한껏 발휘된 섹시한 이브닝드레스 시리즈와 스포티한 데님 룩이 중심이 됐다. 손으로 그린 야자수와 파인애플 프린트로 젊고 뜨거운 LA 감성을 불어넣고자 했다면, 양쪽으로 앞섶을 깊게 자른 슬릿 스커트, 아찔한 커팅의 비대칭 비키니 톱과 시스루 드레스는 일명 ‘디컨스트럭션’ 테일러링이라고 불리는 그의 해체적이고 반항적인 재단을 엿볼 수 있었던 대목. 결과적으로 이번 컬렉션이 시즌에 상관없이 입을 수 있도록 스포티한 기능성을 갖추는 동시에 과감하고 활기 넘치길 바란 그의 의도는 꽤 성공적으로 컬렉션에 안착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