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질 샌더라는 찬사를 받으며 주목받는 차세대 모더니스트 양리. 이번 컬렉션은 그가 지난 4월 벨기에 패션 펀드에서 막대한 지원을 받은 후 처음 선보인 무대였다. 아쉽게도 과감한 변화나 괄목할 성장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양리가 선보여온 ‘그런지 로맨틱’ 무드를 조금 더 발전시켰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레이스 브라톱 위에 가벼운 소재의 코트를 걸친 룩과 후반부에 등장한 고혹적인 와인빛 플라워 프린트 시리즈가 그 증거. 헝클어진 헤어스타일까지 더해져 어둡고 다소 우울해 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섹시함이 느껴진다. 완벽한 테일러링의 그레이 실크 수트, 롱 앤 린 실루엣의 원숄더 톱과 블랙 와이드 팬츠를 조합한 룩 그리고 엠블럼이 장식된 밀리터리풍 트렌치코트는 그의 쿨하고 모던한 면모를 여실히 드러낸 동시에 관객의 쇼핑 욕구에 불을 지핀 주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