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침하고 기괴한 분위기가 감도는 로맨티시즘. 요지 야마모토 쇼는 언제나 그렇듯 블랙을 주조로 한 비대칭 실루엣, 과감한 드레이핑, 매듭, 해체적인 커팅을 선보였고 곳곳에 코르셋, 드레스, 철사로 뼈대를 만든 후프 스커트 등 그만의 시그니처 아이템을 보란 듯이 전시했다. 특히 18세기 유럽의 란제리였다는 크리놀린 스커트에 데님을 접목한 의상에선 요지 야마모토가 아직도 건재하다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대놓고(!) 어린 고객을 타깃으로 제작했다는 스트리트 아트 프린트는 또 어떤가. 게다가 이토록 시적인 룩에 아디다스 스니커즈를 매치한 센스까지. 거대한 드레이프 우산을 쓴 여인을 비롯해 피날레에 새빨간 코르셋 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관객에게 역으로 액션캠 고프로(GoPro)를 내미는 등 의외의 퍼포먼스를 선보인 거장의 노고에 박수를! 기존의 요지 야마모토 스타일을 사랑한 팬이라면 소장하고픈 옷이 꽤 많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