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신주쿠 거리를 당당하게 누비는 여전사를 상상했다는 필립 림. 그의 머릿속에 그려진 ‘상상 속의 그녀’는 어떻게 구현됐을까? 우선, 럭스 스포티즘에 충실한 브랜드답게 각양각색 스포티 룩에 기모노, 청삼 등 동양적인 요소를 결합한 점이 눈길을 끈다. 카키 밀리터리 퀼팅 점퍼와 시폰 원피스는 기모노 스타일로 변형됐고, 청삼을 재해석한 아우터는 골드 플리츠스커트와 어우러져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뽐낸다. 오리엔탈과 밀리터리 무드 외에도 이번 시즌 트렌드인 벨벳 소재를 자유자재로 요리한 점 또한 돋보인다. 브라운, 블루, 오렌지 컬러의 벨벳으로 완성한 말끔한 수트와 집업 재킷은 고혹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한몫했으니, 이번 시즌에도 필립 림의 무대는 가히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