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투자라는 매 시즌 다양한 키워드가 혼재하는 무대로 관객의 기대감을 높이는 쇼 중 하나다. 이번 가을, 겨울을 위한 런웨이 역시 곡선적인 테일러링, 남미 인디언 문화에서 착안한 패브릭, 1980년대 무드로 풍성하게 채워졌다. 하지만 어느 하나 모나거나 과하지 않은 건 조셉 알투자라의 타고난 조율 능력 덕분이다. 짐 자무시의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그는 낯설고 기이하며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것들의 관계를 탐구했다고 밝혔고, 그 결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소가 ‘퓨전’의 형태로 공존하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요소들이 어수선하게 흩어지지 않고 완벽한 조화를 이룬 것. 하지만 동시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합을 이뤘기에 다소 예상 가능한 룩이 연달아 등장한 점은 그의 팬으로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