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후반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변함없이 아름다운 패션 판타지를 선사한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의 무대. “여성들이 언제나 아름다워 보이길 바라요. 과거가 아닌 현재의 방식으로 말이죠.” 그녀의 말처럼 이번 가을·겨울을 위한 런웨이는 간결하게 정제된, 오늘날 여성들을 사로잡을 만한 룩으로 풍성하게 채워졌다. 우선 쇼의 시작과 중반부를 수놓은 원피스, 셔츠, 코트 등은 심플한 컬러를 바탕으로 실루엣에 최소한의 디테일만을 가미하고, 하우스의 시그니처인 드레스 라인 또한 감도 높은 컬러와 여성스러운 주름, 자그마한 주얼 장식으로 튀는 구석 없이 깔끔한 맛을 살렸다. 특히 반짝이는 블랙 니트 풀오버와 민트 튈 스커트를 조합한 룩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이는 폭넓은 연령층의 고객을 아우르겠다는 캐롤리나 헤레라의 포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