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상류층의 스타일을 정의하는 단 하나의 컬렉션을 꼽으라면 랄프 로렌이 아닐까? 보는 내내 ‘우아하다’는 감탄이 절로 새어 나오는 이 컬렉션을 이끄는 전설적인 디자이너가 매번 기립 박수를 받는 건, 그가 단지 패션사에 한 획을 그은 노장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에스프레소의 향기가 느껴지는 듯한 브라운 컬러, 직접 만져보고 싶은 최상급 소재, 여유로운 전원의 이미지를 담은 나바호 문양과 우아한 드레스 라인이 조화롭게 어울린 컬렉션은 더없이 랄프 로렌다우면서도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은, 하우스의 존재감이 여지없이 드러난 무대였으니 말이다. 특히 풋내기들은 따라 할 수 없는 탁월한 완성도의 드레스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마치 근사한 코스 요리를 대접받은 듯 만족스러운 쇼였으니 관객으로선 뜨거운 기립 박수를 보낼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