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선박이 설치된 런웨이를 배경으로 타미 힐피거의 뮤즈인 모델 지지 하디드가 쇼의 시작을 알렸다. 과거 항해와 해군의 로맨스를 새롭게 재구성했다는 이번 컬렉션은 해군의 남성적인 이미지에 주얼 장식, 부드러운 실크와 시폰 소재, 위트 있는 프린트를 가미한 동화적이고 로맨틱한 룩이 주를 이뤘다. 쇼의 테마에 충실한 네이비 리퍼 코트를 중심으로 사랑스러운 세일러 룩, 1940년대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원피스, 주얼 장식 브리프 등 소녀들이 열광할 아이템을 대거 선보인 것. 매번 단골로 등장하는 주제를 타미 힐피거의 낙관적인 시선으로 재구성하고, 시종일관 흥겨운 분위기를 유지하며 즐거운 쇼타임을 선사한 부분 또한 훌륭했다. 하지만 옷보다 무대장치가 더 기억에 남는 건 왜일까? 당장 매장에 걸려도 좋을 실용적인 룩이 가득했지만,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참신함은 부족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