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의 기다림 끝에 시작된 앤 드뮐미스터 쇼는 지루하게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꽤 훌륭했다. 안정적인 노선을 택한 후 오히려 하우스에 편안히 안착한 듯 보이는 세바스티앙 뫼니에는 분방하게 해체된 화이트 셔츠와 테일러드 재킷, 프록코트를 무대 위로 올렸다. 롱 글러브처럼 한쪽 팔만 감싼 재킷, 앞과 뒤의 경계를 허문 셔츠 등 아방가르드한 룩은 낙낙한 팬츠와 환상의 궁합을 이루며 관능적인 분위기마저 풍겼다. 특히 한쪽 어깨를 과감히 드러낸 화이트 셔츠와 벨트 장식 하이웨이스트 팬츠는 사심을 담아 고른 베스트 룩. 남성의 옷을 기반으로 한 은유적인 센슈얼리티를 원한다면 앤 드뮐미스터의 컬렉션이 현명한 선택이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