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누구보다 화려한 데뷔 컬렉션을 선보인 뎀나 바잘리아.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만큼 부담스러웠을 법도 한데 이 패션 천재는 보란 듯이 처음보다 더 감동적인 컬렉션을 선사했다. 이번 시즌에는 정교하면서도 아름다운 쿠튀르와 페티시즘의 조화를 보여주고자 했는데, 일차원적인 형태는 물론 소재에서 느껴지는 촉감으로 세상에 없던 자극적이면서도 우아한 페티시즘을 표현해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궁극의 페티시즘을 보여주는, 엉덩이에서 발끝까지 이어진 스판덱스로 만든 펜타 슈즈와 후드를 스카프처럼 묶어 연출한 케이프, 그리고 라텍스로 완성한 페이턴트 파카. 무엇보다 'Careless Whisper' 색소폰 연주를 배경으로 펼쳐진 피날레는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적인, 본 중 최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