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고혹적이고 맥시멀한 레이디라이크 룩을 선보인 안나 몰리나리 여사가 이번 시즌에는 노선을 백팔십도 변경했다. 멕시코에서 활동한 이탈리아 사진작가 티나 모도티의 1920년대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가볍고 순수한 스타일로 컬렉션을 구성한 것. 밴딩 디테일의 크롭트 톱, 과감한 슬릿의 페전트 스커트, 레이스처럼 정교한 아일릿 드레스를 입고 걸어 나오는 모델들은 때 묻지 않은 시골 소녀를 연상시켰다. 산들바람처럼 가벼운 워킹에 보는 사람까지 마음이 살랑거렸을 정도. 화이트, 그레이, 브라운 같은 뉴트럴 컬러는 전원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역할을 했고, 후반부에 등장한 다양한 셰이드의 핑크 컬러와 플라워 프린트는 로맨틱한 무드를 한껏 끌어올렸다. 챙이 넓은 스트로 햇, 꽃이 가득 담긴 바스켓 백, 라피아를 태슬처럼 장식한 슈즈 등 액세서리까지 더없이 싱그러웠던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