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과 여성복 컬렉션을 한데 통합하고 1년에 오직 두 번의 컬렉션을 선보이기로 한 버버리의 첫 쇼였다. 동시에 새로운 운영 방식으로 선포한 ‘See Now, Buy Now’가 실행되는 첫 번째 컬렉션. 말 그대로 쇼가 끝난 직후 런웨이에서 선보인 아이템을 곧장 구매할 수 있었던 컬렉션은 높은 기대에 부응하고 남을 만큼 훌륭하고 아름다웠다. 지난 몇 년간 선보인 쇼 중 단연 최고로 꼽을 정도!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올랜도>에서 받은 영감은 귀족적이고 고풍스러운 요소와 클래식한 밀리터리, 또 영국적인 플라워 프린트가 어우러지면서 근사한 하모니를 이루었다. 소매를 둥글게 부풀린 트렌치코트와 스웨트셔츠, 다채로운 패턴의 파자마 수트와 장교풍 재킷 등 각각의 아이템만 떼어놓고 본다면, 매일 입고 싶고 또 입을 수 있는 멋스러운 아이템들. 결과적으로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이 새로운 시도는 꽤 성공적이고 로맨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