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즌 데뷔 10주년을 맞은 크리스토퍼 케인. 런던은 이 천재적인 디자이너의 기념비적 쇼를 위해 테이트 브리튼 갤러리 내 한 공간을 내주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영국 정부가 내놓은 경제정책의 명칭이기도 한 ‘Make do and Mend’를 타이틀로 내걸고 2007년부터 지금까지 선보인 히트작을 새롭게 편집했다. 아티스틱한 콜라주 기법부터 메탈 링, 커다란 레오퍼드 프린트, 그랜마 스웨터, 멀티컬러 루렉스, 카툰풍 아플리케 장식에 이르기까지 그간 케인 쇼의 하이라이트가 총출동한 모습. 대신 실루엣은 얇고 긴 1920년대 풍의 플래퍼 스타일로 유지하는 쪽으로 균형을 맞췄다. 또 간직하고 있던 폴라로이드 사진(백스테이지에서 찍거나 이미지 보드에 붙어 있던 모델들의 캐스팅 사진)을 프린트로 활용하면서 지난 시간을 추억하고 기념했다. 무엇보다 이번 컬렉션의 가장 큰 이슈는 크록스와 협업한 클로그. 그간 촌스럽게 느껴지던 슈즈가 이토록 쿨하게 변신할 줄이야! 모르긴 해도, 올봄에는 마블 프린트와 주얼로 장식한 크리스토퍼 케인의 크록스쯤 신어야 패션 얼리어댑터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