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이번 시즌에는 약간 실망감마저 들었다. 사라져가던 하우스를 패션계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이전 시즌의 에너지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시즌에는 빈티지 꾸레주에서 영감 받은 공상과학소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승무원 유니폼을 염두에 두고 컬렉션을 구상했다는데 그러기에는 2001년에 과하게 심취한 것 같다. 캡 소매의 미니드레스와 벨보텀 팬츠가 귀엽기는 했지만 그렇다 해도 후한 점수를 주기에는 부족한 면이 다소 보인다. 다음 시즌에는 지난번 같은 파워풀하고 센스 있는 감각으로 똘똘 뭉친 런웨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