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들이 프로그램 노트에서 밝혔듯이 이번 디스퀘어드2 컬렉션을 관통하는 테마는 ‘업타운과 다운타운의 파괴’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과장된 레그 오브 머튼 슬리브가 컬렉션 전반에 포진했고, 바로크풍의 화려한 문장과 장식으로 기교를 더했다. 나폴레옹의 군복을 연상시키는 디테일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재미있는 점은 이처럼 고전적이고 호화로운 피스들이 1980~90년대 무드의 통속적이고 자유분방한 아이템과 접목됐다는 사실. 크리스털을 빼곡히 장식한 데님 팬츠와 베스트, 그런지하게 탈색한 데님, 골반에 겨우 걸친 로 슬렁 팬츠, 타이트한 미니스커트 등이 그 예다. 리본과 태피터, 데님, 벨벳, 밍크, 크리스털, 시퀸, 체인 등 다채로운 소재의 조합을 감상하는 즐거움 또한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