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받아들이기 쉽고 웨어러블했다. 그간 로에베에서 갈고닦은 가늘고 긴 실루엣이 주를 이뤘고, 둥근 어깨나 헴라인이 부드럽게 몸을 타고 흘렀다. 조나단 앤더슨은 이번 컬렉션을 위해 튜더왕조의 헨리 8세 왕실을 참고했다고 귀띔한다. 그 시대의 남성적이고 강렬한 옷을 재해석하고, 현대적으로 승화하는 것이 이번 컬렉션의 궁극적인 목표. 그 결과, 우아한 오가닉 리넨 드레스는 여유가 필요한 여자들의 휴가지 패션으로 어울릴 법했고, 그래픽적인 흑백 블로킹을 더한 모던한 슬립 드레스는 이브닝 룩으로 제격이었으며 층층이 소매를 부풀린 점퍼나 블라우스는 특별함을 즐기는 멋쟁이들이 환영할 새로움이었다. 한편, 노을이 지는 듯한 날염 프린트부터 큼직한 원숭이와 물고기 프린트와 뼈가 연상되는 기괴한 그래픽, 누비 보디스와 비대칭 코르셋 역시 앤더슨 식의 위트가 돋보인 부분. 새 시즌 잇 액세서리로 거듭날 멋스러운 주얼리와 뉴 백 또한 차고 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