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가 된 자신은 누구나 소녀 시절 꿈꿔봤음 직한 판타지가 아닐까. 질 스튜어트는 공연을 마치고 백스테이지로 돌아온 발레리나가 곧장 파티장으로 향하는 장면을 상상했다. 가녀린 팔을 감싼 루렉스 워머, 앞뒤 길이가 다른 시폰 드레스, 몸을 타고 흘러내리는 저지 랩 드레스는 어린 시절 꿈꾸던 로맨티시즘의 완결판이라 할 만했다. 비대칭 블랙 새틴 슬립과 가볍게 걸칠 수 있는 샴페인 슬립은 새롭지는 않았지만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클래식한 멋만큼은 충분히 묻어났다. 히든 코르셋으로 허리를 조인 스트라이프 블라우스는 런웨이보다는 부티크에서 주목받을 만한 아이템. 단, 남성들이 유독 질색하는 컬러 레깅스는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