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르메르 컬렉션을 두고 일부에서는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던 그들이 과장된 비율을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기는 했지만 지극히 사적인 견해로는 이들의 새로운 시도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런웨이의 몇몇 룩은 당장 입고 싶을 만큼 마음에 쏙 들었으니. 르메르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넉넉한 실루엣의 오버사이즈 톱과 드레스, 그리고 낙낙한 팬츠와 아우터, 또 이들 사이의 세련된 조합을 선보였는데, 이들이 늘 해오던 언제 어디서든 입을 수 있는 꾸미지 않아도 빛나는 파리지엔 스타일에 기교를 좀 더 더한 느낌이랄까? 물론 리본 벨트 등의 페미닌한 디테일과 그래피티 같은 도트 프린트, 동남아시아를 떠올리게 하는 원석을 엮어 만든 백 등은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