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갈리아노는 이번 시즌 컨셉트 노트에 이렇게 썼다. ‘창조적인 불안함에 대한 자극적인 탐험’. 늘 그렇듯 이번 시즌 역시 다소 난해한 컨셉트를 제시했는데 아마도 자신의 기묘하면서도 독특한 스타일에 익숙한 우리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무언가를 보여주려 한 듯하다. 이 재기발랄한 디자이너가 고심 끝에 고른 것은 바로 스포츠 룩과 지극히 일상적인 룩의 믹스 매치. 트렌치코트에 메시 원단을 덧대는가 하면 줄무늬 스웨터로 구명조끼처럼 목을 감쌌고 잠수복을 마치 페플럼 장식 스커트처럼 연출했다. 가히 그다운 위트 넘치고 천재적인 발상이다. 그의 어마어마한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낼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