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그릭 아트였다. 디자이너의 조국이기도 한 그리스 말이다. 마리 카트란주는 어린 시절 접한 고대 문명과 그리스 유물, 프레스코화, 또 미노스 문명의 중심인 크레타 섬의 크노소스 궁전을 떠올리며 컬렉션의 아이디어를 조합해나갔다. 그리고 고대 벽화나 화병 그림들과 반복적인 형태를 띤 옵티컬 아트의 만남은 이 뜻밖의 조합만큼 새롭고 드라마틱한 효과를 냈다. 마치 빨려드는 듯한 착시 효과를 내는 컬러풀한 패턴이 몸을 감싸며 실루엣을 더욱 극적으로 승화하는가 하면, 수백 개의 아크릴 조각으로 연결된 체인 메일 드레스는 찰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눈부신 빛을 품어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치 옷감이 살아 움직이듯 홀로그램처럼 번지는 소재와 프린트들은 가히 프린트의 귀재라고 할 만큼 뛰어난 실력과 내공을 지닌 그녀의 솜씨가 빛난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