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 패션 어워드에서 신인 여성복 디자이너 상을 수상하며 런던의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몰리 고다드. 2015년 데뷔한 이래 선보이는 공식적인 첫 런웨이 무대이니만큼, 토요일 저녁 올드 스피탈필즈 마켓에 모인 관객의 기대 또한 남달랐다. 결과는? 자신의 시그니처로 자리매김한 로맨틱한 튈 드레스를 자유자재로 변형하며 몰리 고다드만의 세계를 다시금 공고히 다져나갔다. 어린 시절의 향수가 묻어나는 어여쁜 드레스들은 잔잔한 깅엄 체크, 눈부신 네온 컬러, 층층이 레이어드한 튈 소재를 오가며 커다랗게 부풀거나 앙증맞게 몸을 감쌌고, 무지갯빛 니트나 카무플라주 패턴의 셔링 팬츠가 의외의 합을 맞추며 재미를 더했다. 물론, 스모킹, 프릴, 러플 등 그간 쌓아온 섬세한 수공예 디테일의 완성도가 자칫 인형 옷처럼 보일 수 있는 짓궂은 의상에 힘을 실었다. ‘일하는 삶의 평범함에서 도망치기 위한 옷’이라는 그녀의 설명처럼 일상의 평범함을 깨기에 충분했던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