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남긴 구두 한 짝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미우치아 프라다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이미 여자들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드는 존재였다. 물론 이번 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철제 무대에 설치된 12개의 스크린을 통해 데이비드 러셀의 패션 필름이 흘러나왔고, 새로운 컬렉션 룩을 걸친 프라다 레이디들의 워킹이 시작됐다. 미우치아는 “지난 컬렉션보다 훨씬 단순하고 새로운 방식의 우아함을 찾으려고 했다”고 소회를 밝혔는데, 그녀가 새롭게 내린 엘레강스의 정의는 49벌의 의상으로 충분히 설명되었으리라. 스포티한 핀업 투피스와 레트로 무드의 셔츠, 투박한 러버 샌들과 섬세한 비즈 장식, 볼드한 패턴과 시어한 시폰 등 결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소재와 아이템이 서로 교묘하게 어우러져 강력한 조합을 만들어냈으니. 오프숄더 아우터와 이너웨어가 은근히 비치는 시스루 레이어링 등 관능적인 요소도 놓치지 않았다. 아무리 뜯어봐도 예쁘지 않은 것이 하나 없으니 새 시즌에도 여자들 속이 좀 시끄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