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품평부터 하자면, 런던 패션위크의 베스트로 꼽을 만큼 훌륭한 컬렉션이었다. ‘디스 이즈 런던’ 이라고 외치듯 런던다운 재치와 재능이 적재적소에서 빛을 발했으니 말이다. 스칼렛 요한슨을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개봉할 예정인 일본 만화 <공각기동대> 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컬렉션은 사이버, 펑크, 스킨헤드, 일본식 파스텔 펑크 등의 요소가 얽히고설켜 신선한 활기를 더했다. 런웨이 바닥을 비롯해 모델의 얼굴과 가슴, 목덜미에 장식한 야생화들, 의도적으로 반복과 확장을 오간 비대칭 주름 장식의 시폰 드레스와 페티코트 드레스, 메탈릭한 시퀸 장식의 시스루 드레스와 비틀고 당긴 피케 셔츠, 디스트로이드 화이트 데님 시리즈까지. 그들의 장기와 특기가 여과 없이 분출되며 런웨이를 풍부하게 채워갔다. “약간 어두운 면이 있으면서도 재미있기를 바랐어요.” 그들의 말마따나 어그 오스트레일리아와 협업한 레이스 프릴 장식의 플랫폼 슈즈까지 패션의 즐거움과 판타지를 함께 선사한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