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다분히 철학적인 릭 오웬스의 최근 관심사는 바다코끼리였다. 그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 동물에 관심을 가진 건 인류학적으로 진화하며 변화하고 약화된 생태적 균형을 고민하고, 그를 담은 컬렉션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지극히 그다운 발상이다. 부스러지기 쉬움을 뜻하는 ‘fragility’를 키워드로 리넨 튈의 터치감이나 저지 티셔츠의 드레이핑을 선보였으며, 이는 늘어지고 꼬인 디테일로 완성됐다. 여기에 더해 그는 컨셉트 노트에서 이렇게 밝히기도 했다. ‘믿기진 않겠지만 1970년대 캘리포니아 마운틴 걸들이 따뜻한 날씨에 입기 가장 편안하면서도 실용적인 룩’. 듣고 보니 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캘리포니아 걸들이 꼭 데님 쇼츠에 탱크톱만 입으란 법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