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50년대 초현실주의 패션 사진의 대가 에르빈 블루멘펠트의 사진에서 영감 받은 이번 시즌 런웨이는 컬러로 시작해 컬러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그만큼 컬러에 집중했고 잘 활용했고 절묘하게 매치했다. 옐로, 스카이블루, 마젠타, 라일락, 그린으로 이어지는 컬러 팔레트를 보노라면 황홀할 지경. 이 매혹적인 컬러 팔레트에 방점을 찍은 건 레트로풍의 여성스럽고 클래식한 데다 언뜻 섹시함마저 감도는 절묘한 디자인이다. 컬렉션 전반에 등장하는 허리를 꽉 조인 가늘고 긴 시폰 플리츠스커트와 사립학교 여고생이 입을 법한 크루넥과 카디건 스웨터, 목을 리본으로 우아하게 감싸거나 은근히 드러낸 단정한 드레스까지. 여자들이 입고 싶은 옷을 알아도 너무 잘 아는 디자이너에게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