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패션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에디 슬리먼의 후임으로 안토니 바카렐로라는 어쩌면 의외의 인물이 호명되면서 그의 첫 쇼 또한 파리의 모든 이목을 집중시켰다. 역시 기대주답게 쇼 베뉴부터 화려했다. 2018년부터 생 로랑의 본사와 쇼룸으로 사용될, 지금 한창 공사 중인 17세기 팡테옹 수도원 건물에서 새로운 대형 로고를 내걸고 쇼를 연 것. 쇼 컨셉트는 무슈 이브 생 로랑의 스냅사진과 플래시에서 받은 영감. 1980년대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는데 이브 생 로랑 아카이브를 새로운 비율로 해체해 소매를 한껏 과장한 원피스, 어깨 라인이 내려가거나 한쪽 소매를 뷔스티에에 고정한 톱, 과감한 해석을 더한 턱시도 등을 선보였다. 에디의 팬들은 슬퍼하겠지만 이전보다 동시대적이고 좀 더 웨어러블한 건 부인할 수 없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