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여성복 컬렉션을 이끌었던 마시밀리아노 지오르네티가 살바토레 페라가모를 떠난 후, 디자인팀의 책임자인 풀비오 리고니가 지휘한 첫 컬렉션이 공개됐다. “유려한 여성미와 스포츠웨어를 나란히 두고 싶었다”는 그의 설명처럼, 곡선적인 실루엣과 스포티한 요소의 절묘한 밸런스가 돋보였다. 은방울꽃을 연상시키는 스커트는 집업 블루종과 짝을 이루었고, 둥근 어깨와 볼륨 있는 소매에 자리한 드로스트링 디테일은 섬세한 주름을 만들어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보디라인을 타고 흐르는 듯한 테일러링과 구조적인 실루엣의 대비,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듯 가녀린 느낌을 더한 레이저 커팅 기법, 싱그러움이 물씬 느껴지는 플라워 프린트, 사이키델릭한 악센트 컬러 등 여자들이 혹할 요소를 곳곳에 배치하는 영민함까지! 쇼 후반부에 음악이 끊기는 작은 해프닝이 있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한 쇼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