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웨스트우드 라벨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게 된 안드레아스 크론탈러. ‘막을 테면 막아봐’라는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던 컬렉션은 전위적이고 파격적인 옷이 가득했다. 일반인이 봤다면 경악을 금치 못했을, ‘패션왕’으로 불릴 그러한 룩 말이다. 이리저리 해지고 찢기거나, 성의 경계를 과감히 허무는 등 백화점보다는 갤러리가 어울릴 법한 옷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물론 펑크 정신과 직결되는 ‘반항심’이 비비안 웨스트우드를 지탱하는 힘이며, 브릭시트를 비롯한 국제정치 이슈를 다뤘다지만 당혹감을 느낀 이는 나만이 아닐 듯. 정치와 환경 이슈, 저항 정신을 넘어 현재의 ‘시대정신’을 살펴야 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