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가 시작되기 하루 전 크리스토퍼 케인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정체불명의 우주선 영상이 업로드되었다. 눈치 빠른 패션 피플은 이번 시즌 그의 컬렉션이 퓨처리즘을 바탕으로 한다는 걸 알아챘고 연이어 선보인 스페이스 컬렉션의 가방과 스니커즈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디자이너가 이번 쇼를 통해 보여주려 한 건 바로 ‘강인한 여성상’이다. 그 결과 메탈릭한 무지개 밴드로 꾸민 투박한 그레이 코트, 복숭앗빛으로 물든 견고한 다마스크 원피스, 남성복처럼 넓은 어깨 라인을 강조한 셔츠가 탄생했다. 컬렉션 전반에 등장한 의상들의 공통적인 요소는 소매 끝에 달린 커다란 포켓인데, 이 낯선 요소는 이름하여 ‘OCD 포켓’. 흡사 장갑처럼 손을 덮는 독특한 장식으로 런던을 대표하는 천재 디자이너의 위트쯤으로 받아들이면 될 듯. 여기에 개성 있는 디자인과 정교한 수작업으로 완성한 아플리케, 다채로운 볼거리까지! 패션 종합선물세트 같은 쇼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