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패션계에서 하우스의 신념을 고집스럽게 지켜내는 에트로. 페이즐리 프린트와 목가적인 분위기를 중시하는 에트로는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자유로운 여행자를 테마로 한 보헤미안 룩으로 런웨이를 풍성하게 채웠다. 쇼장 입구부터 마주한 만화경 프린트와 페이즐리, 플라워, 색색의 스트라이프는 보헤미안풍 드레스와 파카, 넉넉한 수트 룩에 유연하게 아롱졌다. 이러한 반복적인 흐름이 조금도 지겹거나 뻔하지 않은 건 바로 디자이너의 명민함 덕분이다. 요즘 유행하는 스트리트 무드를 은근하게 녹여낸 시어링 재킷과 하이웨이스트 팬츠, 실크 파자마 룩은 젊은 여성들이 환호할 만큼 매혹적이었으니까. 특히 누비 패치워크 로브와 시어링 재킷은 당장 데님 팬츠와 함께 입고 싶을 정도로 탐나던 아이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