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의 룰이 아닌 저만의 독창적인 미학과 규칙을 따르려 했습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맥시멀리즘이 그야말로 폭‘ 발’한 이번 구찌 컬렉션은 무려 1백20벌의 룩으로 빼곡하게 채워졌다. 남성과 여성을 통합한 새로운 형태의 런웨이에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호화로운 옷이 잔뜩 등장하며 진귀한 재료로 차린 성찬 같은 진풍경을 연출했다. 평소 디자이너가 중시하는 이중성과 양면성, 모순되는 요소들이 연‘ 금술사의 정원’ 이라는 테마 아래 컬렉션의 중심을 단단히 지탱했고, 이는 성별의 구분이 모호한 앤드로지너스 스타일과 타성을 뛰어넘은 독창적인 룩으로 구현됐다. 낡은 티셔츠 위에 대담하게 쓰인 ‘Common sense is not that common’이라는 문구가 새 시즌을 위한 1백20벌의 룩을 요약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