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조나단 앤더슨이 런던 패션위크에 데뷔한 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런던 출신 신인 디자이너로 불리던 그는 이제 로에베를 이끄는 수장이 되었고, 자신의 레이블을 영국 대표 패션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어느덧 데뷔 10년 차 디자이너가 된 조나단 앤더슨은 언제나처럼 자신이 잘하는 것으로 꽉 채운 완성도 높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생경한 소재와 장식, 규칙이 없는 비대칭 라인이 돋보였으며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다양한 요소를 과감하게 조합했다. 이번 시즌 그가 디자인한 옷은 과감하기 이를 데 없다. 여성스러운 미디 원피스에 밀리터리풍 포켓을 더하고 가늘고 긴 저지 원피스를 갈갈이 찢거나 입체적인 러플로 장식한 것. 또 치마 밑단에 타조 털을 덧대 드라마틱하게 연출했으며 메탈릭한 체인 디테일로 곳곳에 포인트를 줘 아티스틱한 감성을 보탰다. 누군가에겐 그저 입기 어려운 옷으로 비칠 수 있지만 과감한 시도와 새로움을 향한 갈망을 멈추지 않는 런던 패션의 진면목을 확실히 보여준 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