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란 게 참 알 수 없다. 도대체 어떻게 입나 싶은 옷이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기도 하고 늘 입기 좋은 베이식한 옷은 흔하다는 이유로 홀대받기도 하니까.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마가렛 호웰의 컬렉션은 언제나 흥미롭다. 옷장에 있는 뻔한 옷으로 런웨이를 채우지만 조금도 익숙하지 않고, 매일 입다시피 하는 셔츠와 팬츠의 조합도 늘 새롭다. 이번 쇼에서도 불편하거나 거북스러운 순간은 없었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난해한 스타일도 없었다. 대신 서로 다른 소재를 매치했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나 컬러 간의 조화, 셔츠를 입을 때 스카프를 어떤 모양으로 매야 하는지, 또 팬츠의 길이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깊이 알아두면 좋은 지식을 끊임없이 알려주는 유익한 시간이라고나 할까. 꼭 한번 시도해야겠다 싶었던 건 셔츠 밑단을 한쪽만 내놓은 내추럴한 스타일링. 시시각각 변하는 패션계에 이런 브랜드가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는 건 에디터만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