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에 소개된 애니메이션 <판타지아>의 팬이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할 컬렉션이었다. 영화에 전반에 등장하는 파스텔컬러와 짙은 블루처럼 다채로운 컬러 팔레트를 고스란히 차용했고, 낭만적이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당시의 시대상을 차분하게 담아냈다. 디즈니사의 귀여운 만화와 누아르라는 상반된 장르를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특히 실루엣에 공을 들였는데 1940 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재킷과 미디스커트의 조합, 1920년대를 연상케 하는 롱 앤 린 스타일로 안정감을 줬다. 물론 <판타지아> 를 떠올리게 하는 몽환적이고 사랑스러운 요소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시퀸과 크리스털 프린지, 입체적인 아플리케 코르사주로 꾸민 원피스는 동화 속 공주님의 드레스처럼 어여뻤고, 옐로와 핑크 퍼로 풍성하게 연출한 체크 코트, 움직일 때마 찰랑거리며 빛을 내는 머메이드 자수 장식 시스루 드레스도 초현실적으로 황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