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페루다. 쇼가 열린 월도프 힐튼 호텔은 싱그러운 야자수와 푸른 바다 빛으로 채워졌고, 컬렉션은 오리엔탈 무드가 가득한 로맨틱한 분위기였다. 생동감 넘치는 오렌지색을 주조로 카키와 블랙, 핑크, 블루를 곁들인 다채로운 컬러 매치가 펼쳐졌으며 가벼운 니트 원피스와 울로 만든 랩스커트, 화려한 프린트의 실크를 층층이 덧댄 비대칭 블라우스, 사선으로 재단한 바이어스 컷 드레스를 선보이며 모던한 에스닉 룩이 나아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다. 유난히 마음에 든 건 누비 점퍼들. 자수 장식 라이더 부츠와 오버사이즈 재킷을 조합한 심플한 스타일링은 충분히 이국적이면서도 동시대적으로 느껴졌다. 이번 컬렉션의 또 다른 주인공은 영국 유리공예가 조셴 홀즈의 주얼리. 유연한 곡선 셰이프와 투명한 유리 소재가 이뤄낸 완벽한 하모니를 보며 서로 다른 영역의 콜라보레이션은 늘 옳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