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아우터 제대로 입기’ 지침서를 보는 듯했다. 밀리터리 재킷과 트렌치코트, 페이크 퍼 코트, 윈드브레이커처럼 가을과 겨울 입기 좋은 아우터가 줄줄이 등장했고, 그와 동시에 각 아우터에 어울리는 가방을 드는 애티튜드를 제안했다. 마치 모든 옷을 다른 원단으로 만든 것처럼 변주 가능한 소재가 총출동한 듯했는데, 벨벳과 새틴, 꽃을 수놓은 얇디얇은 오간자, 짧게 깎은 송치 가죽까지 무엇 하나 빠진 것이 없었다. 각양각색의 아우터만큼 눈길을 끈 건 런웨이 위에 선 모델들. 이번 컬렉션을 위해 피부색과 나이 등 모든 제약을 초월한 캐스팅이 이뤄졌는데 딸이자 엄마, 할머니가 되어가는 모든 여자를 포용하고 싶은 디자이너의 의도를 반영한 시도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