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메시지를 전한 많은 디자이너들처럼 스텔라 진 역시 가을·겨울 컬렉션을 맞아 미국과 구소련의 냉전을 쇼의 주제로 정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죠.” 그녀는 과거의 시대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보다는 특유의 이국적인 디자인으로 새로운 희망을 노래했다. 밀리터리 메달을 장식한 페이크 퍼 코트와 카키 재킷을 필두로 컬러풀한 드레스, 자연 풍경을 프린트한 에이프런과 케이프 원피스, 이국적인 패턴으로 장식한 스커트의 향연이 이어졌다. 한편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아픔을 겪는 지역과 협업해 화제를 모았는데, 다마스쿠스 출신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가방과 움브리아에서 날아온 핸드메이드 니트 등이 그 예다. 거두절미하고, 스텔라 진의 사려 깊은 태도와 시의적절한 메시지가 깊은 인상을 남긴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