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남편인 오스트리아 디자이너 안드레아스 크론탈러는 자신의 조국에서 영감을 얻어 컬렉션을 채워나갔다. “내 국적과 정체성을 되새기는 작업이었어요.” 그의 설명대로 이번 컬렉션에는 오스트리아가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었다. 오스트리아 국기가 연상되는 레드 스트라이프,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을 닮은 플라워 패턴 등이 대표적인 예. 여기에 브랜드를 상징하는 입체적이고 해체적인 실루엣, 아가일 체크, 하트 패턴을 접목했다. 페인트를 자유롭게 흩뿌린 듯한 패턴과 머리 위를 어지럽게 장식한 쓰레기 (콜라 캔, 일회용 포크와 컵 등)로 만든 헤어피스로 환경보호를 부르짖는 메시지를 담아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마디로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안드레아스 크론탈러 부부의 뿌리를 엿볼 수 있은 컬렉션임은 분명했다. 하지만 디자이너 자신을 위한 컬렉션 그 이상의 비전은 찾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