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타 페레티 쇼장 중앙에는 이탈리아 조각가 로렌조 퀸의 ‘그래비티(Gravity)’ 상이 자리하고 있었다. 로렌조 퀸은 “인생은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인생의 균형을 이루며 살아갑니다”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알베르타 페레티는 어떤 이번 컬렉션으로 어떤 균형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쇼의 오프닝을 장식한 카이아 거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어깨를 강조한 1980년대 스타일이 컬렉션의 중요한 코드였다. 이를 중심으로 그녀가 제안한 건 이브닝 웨어와 데이웨어의 균형이다. 낮과 밤 언제 입어도 좋을 만큼 대부분의 룩은 드레시하면서도 웨어러블했고, 우아하면서도 파워풀했으니! 쇼를 본 후 많은 부분이 알베르타 페레티의 세컨드 라인인 필로소피와 겹친다는 느낌을 받은 건 나뿐이었을까? 하지만 필로소피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젊은 디자이너, 로렌조 세라피니가 알베르타 페레티의 조력자로 나선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은 것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