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들은 참 용감하고 대담해요. 불가능한 것이 없어 보이죠.” 디자이너 토마스 마이어는 뉴요커들에게 깊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 줄곧 밀라노에서 쇼를 펼쳐온 보테가 베네타의 뉴욕행이라니, 정체성의 위기를 맞은 뉴욕 패션위크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마이어는 치열한 일상을 보내지만 휴식할 땐 완벽히 고립되는 양극단의 삶을 사는 뉴요커들이 이번 쇼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평소 건축적 요소에 일가견이 있는 토마스 마이어가 표현한 이중적인 뉴요커의 삶은? 콘크리트나 철제 블록을 사용한 건축양식인 브루탈리즘을 바탕으로 설계한 공간에 우아한 보테가 베네타의 가구를 배치한 컬렉션 장소부터 밀라노와 뉴욕의 무드가 동시에 느껴졌다. 룩 역시 두 도시의 무드가 공존했는데 실크 파자마, 라운지웨어, 이브닝드레스 등 기존의 우아한 모습을 유지한 채 뉴욕의 다양성과 역동적 무드를 표현한 폭넓은 컬러 팔레트가 더해졌다. 런웨이 직후엔 관객과 모델 모두가 어우러져 즐기는 자유로운 칵테일파티를 마련해 이번 시즌 야심차게 선보인 탬부라 토트백과 언뜻 보면 놓치기 쉬운, 가히 보테가 베네타다운 정교한 디테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