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특유의 화려한 감성을 단번에 이해하고 싶다면 에밀리오 푸치의 컬렉션을 보면 된다. 이 유서 깊은 패션 하우스가 창조한 매혹적인 프린트들은 보는 순간 에밀리오 푸치임을 알 수 있을 만큼 아이코닉하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는 두 시즌째 공석이지만, 누가 되든 이 프린트만으로도 분명 흥미로운 컬렉션을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나 다를까 이번 시즌에도 이국적인 무드의 글래머러스한 룩 위에 각종 프린트가 총망라됐다. 눈여겨볼 키 아이템은 패딩 아우터. 풍성한 점퍼를 비롯해 얇게 누빈 로브 코트 등 겨울 아우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거기에 세련된 리조트 웨어로 시작한 브랜드의 뿌리를 되새기고자 휴양지에서 입으면 좋을 법한 저지 드레스, 터번 모양의 모자와 볼드한 네크리스로 이국적인 느낌을 더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컬렉션에 프린트를 남발했다는 인상을 지울 순 없었다. 에밀리오 푸치에 프린트는 양날의 검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