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닉 퓨처리즘’. 베로니카 에트로는 이 한마디로 이번 컬렉션을 정의했다. 나바호족, 파타고니안, 페루인 등 세계 각국의 독특한 민족 문화가 에트로의 컬렉션을 수놓았다.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페이즐리를 중심으로 이토록 다양한 민족의 전통 문양이 총집합했으니! 룩 역시 패션계의 노마드족답게 자유분방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디자인으로 가득했다. 몸의 실루엣을 따라 유려하게 흐르는 디자인의 롱 드레스가 여러 버전으로 등장했고, 거기에 프린지 장식 테일러드 코트, 몸을 휘감는 니트 숄, 자수 장식 무통 재킷을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하지만 퓨처리스틱한 느낌은 부족했으며, 컨셉트에 충실했지만 그 영향인지 다소 단조로웠다. 브랜드의 헤리티지에 충실하려는 베로니카 에트로의 의도는 분명했지만, 문양이나 장식이 없는 모던한 아이템이 함께 조화를 이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