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l Sander

질샌더의 새로운 장을 조용히 그리고 담담하게 써나가고 있는 루크 & 루시 마이어 부부. 으레 그렇듯 가족을 이룬 두 사람이 함께 이끌어나가는 브랜드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파하고 싶어 한다. “이번 컬렉션은 미래에 관한 것이에요. 우리는 밝은 앞날을 생각하고 싶습니다.” 이번 컬렉션을 이렇게 소개한 디자이너 듀오의 의도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촉감에 집중했는데, 눈으로만 보아도 그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이 전해지는 양모 소재와 자유로운 패턴의 퀼팅 디테일 코튼, 은은한 광택의 플라워 프린트 페이크 퍼가 바로 그 증거다. 이불 같은 케이프와 베개 같은 클러치 백, 발을 감싼 리본 모양의 슈즈 등 액세서리도 마찬가지. 퓨처리즘을 상징하는, 그 흔한 메탈 컬러도, 매트릭스 선글라스도 없었지만, 정교하게 완성한 구조적인 실루엣이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미래적인 무드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었다. 이로써 질샌더의 미래 역시 충분히 밝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