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모 조르제티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의 조각을 마치 퍼즐처럼 하나의 컬렉션에 절묘하게 짜 맞췄다. 늘 그랬듯이 1990 년대 스타일의 힙한 스포티즘이 컬렉션 전반에 깔려 있었다. 그가 사랑해 마지않는 비비드 컬러, 반짝이는 에나멜 소재, 현란한 프린트도 여전했다. 이 모든 것은 모였을 때 자칫 과하거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요소임에도 초반에 등장한 올 블랙 룩과 피날레를 장식한 파마자 룩의 행렬 덕분에 쇼는 간결하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 디자이너가 새 컬렉션의 소스로 사용한 건 이탈리아에서 그가 애착을 보인 것들이다. 이를테면 축구 팀 머플러를 닮은 숄에 밀라노의 핫한 바 이름인 ‘Cucchi’, ‘Bar Basso’를 새기거나 이탈리아 유적지가 연상되는 풍경을 프린트하고, 관능적인 체인과 애니멀 패턴을 활용해 이탈리아 특유의 화려한 색채를 가미하는 식. 모델들의 목에 휘뚜루마뚜루 묶은 프티 스카프와 힐에 매치한 스포티한 양말 등 소소한 액세서리 스타일링도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