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을 선보일 때마다 아이코닉한 여성을 뮤즈로 내세우는 로렌조 세라피니. 지난 시즌 티나 초에 이어 이번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손녀이자 1980년대에 배우로 활동했던 마고 헤밍웨이가 그의 마음에 들어왔다. 그 결과 웨스턴 스타일의 프린지 장식 무통 코트와 앵클부츠, 그레이 니트 풀오버와 팬츠에 귀여운 프릴 블라우스를 입은 에디 캠벨의 오프닝 룩을 보면 알 수 있듯, 지극히 미국적인 스타일을 기반으로 로맨틱한 감성을 주입한 컬렉션이 탄생했다. 데님 셔츠와 팬츠, 체크 패턴 혹은 블랙 팬츠 수트, 벨벳 트레이닝 웨어, 점프수트 등 남성적일 것 같은 옷차림도 세라피니의 시선을 거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작고 앙증맞은 프릴과 꽃이 달린 까만 리본 보타이로 룩에 사랑스러움을 더하는 등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물론 티어드 미니드레스와 섬세한 레이스 롱 드레스 등 여성스러움의 극치를 느끼게 하는 드레스를 선보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로렌조 세라피니의 필로소피는 이토록 달콤하게 여물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