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오케스트라의 음악 소리에 맞춰 시작된 컬렉션은 추운 날씨를 잊게 할 만큼 부드럽고 화사했다. 독일의 현대 안무가 피나 바우쉬의 작품 ‘카네이션’에서 영감을 받아 사방을 분홍 카네이션으로 물들인 토리 버치 컬렉션의 장소는 밝고 긍정적이며 우아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미국 사교계의 명사 재클린 케네디의 동생 리 래지윌의 자서전 <해피 타임스>에서 시작된 이번 컬렉션은 클래식한 테일러링과 화려한 플라워 프린트의 조화가 돋보였다. 또 한 가지 눈에 띈 점은 두꺼운 아우터와 시폰 드레스를 믹스 매치하는 등 소재의 반전이 돋보이는 스타일링. 이번 시즌 역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쇼 자체에 공을 들이기보다 현실적인, 당장이라도 사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을 제안하며 실용적인 부분에 포커스를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