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니 베르사체가 남긴 유산은 지금까지도 브랜드에, 아니 패션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베르사체의 아카이브는 언제 돌아보아도 새롭고 또 감각적이니 그럴밖에. 지난 시즌 1990년대 슈퍼모델들이 런웨이에서 재현한 브랜드의 전성기를 기억한다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 터다.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이번 시즌 브랜드의 아카이브에서 ‘각종 비비드 컬러와 프린트의 재조합’이라는 매력적인 요소를 찾아냈다. 무지갯빛으로 구현된 깅엄, 타탄 등 여러 종류의 체크 그리고 스카프 패턴과 애니멀 프린트가 한데 섞여 조화를 이룬 것. 허리를 강조한 실루엣의 미니드레스를 입은 모델들이 ‘끝내주게’ 관능적인 자태로 캣워크를 선보였으니! 변함없이 아름다운 나탈리아 보디아노바가 오프닝 무대에 등장했고, 쇼가 막을 내리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20년 전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했지만, 여전히 쿨해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