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버리의 새 시대가 열렸다. 새로운 수장으로 패션계의 흥행 보증수표인 리카르도 티시를 영입한 것. 첫 컬렉션을 공개하기도 전 로고를 바꾸고 버버리 리전트 스토어를 큐레이팅하는 등 브랜드가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맞이할 것을 예고했다. 그렇다면 영국 그리고 브랜드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킹덤’이라 칭한 컬렉션은 어땠을까? 리파인드, 릴랙스드, 이브닝 세 부문으로 구성했고 무려 1백 30여 벌의 룩이 등장했다. 트렌치코트처럼 아주 클래식한 룩으로 시작해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지키고자 하는 의도를 내비쳤고, 다음으로는 지방시 시절 스트리트 문화와 하이엔드 패션을 접목한 선구자답게 젊은 기운이 깃든 쿨한 디자인을 제안했다. 마지막은 아주 우아한 드레스들이 차지했는데, 이로써 버버리를 통해 모든 영역의 옷을 선보이겠다는 그의 강한 의지와 욕심이 드러났다. “ 런던은 나를 성장시킨 도시다. 버버리의 스타일 코드, 영국의 문화와 전통을 기념하고자 했다.” 20여 년 전, 센트럴 세인트 마틴의 패션 학도였던 그가 버 버리에서 내디딘 첫걸음 역시 기념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