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케인의 시선은 지난 시즌에 이어 여전히 섹스에 머물러 있었다. 쇼장엔 ‘Sex in Nature’라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세기의 섹스 심벌인 마릴린 먼로의 목소리가 삽입된 사운드트랙이 울려 퍼졌으며, 옷과 액세서리에는 ‘Foreplay’, ‘More Joy’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으니! 그의 이토록 심오한 메시지는 우주적 분위기의 룩에 담겼다. 쇼 초반에 등장한 옷은 레이스를 중심 소재로 사용했는데, 둥근 타원 형태의 레이스 조각을 마치 갈비뼈처럼 이어 붙이거나 어깨끈, 셔츠 칼라, 벨트 등으로 활용해 옷에 포인트를 줬다. 중반부에는 큼지막한 인조 보석을 네크리스처럼 장식한 톱과 주얼 프린트 드레스를, 후반부에는 시퀸 밴드 장식을 룩 곳곳에 활용한 각종 드레스를 선보였다. 인상 깊은 부분은 우아한 드레스, 캐주얼한 티셔츠와 데님 팬츠, 매니시한 수트까지 다양한 스타일로 컬렉션을 구성해 판매를 고려한 점. 굽에 원색의 작은 공을 단 어글리 스니커즈도 패션 빅팀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을 전망. “내 옷을 입는 사람은 자신을 위해 옷을 입죠.” 그의 말처럼 이번 컬렉션은 진취적이고 취향이 확고한 여성들의 마음을 빼앗고도 남을 듯하다.